재난보다 무서운 건 인간임을 알려주는 <콘크리트 유토피아> 후기

콘크리트유토피아 포스터

 

콘크리트 유토피아

 

1. 줄거리

서울 한복판, 대지진으로 도시 전체가 무너진다.
유일하게 멀쩡하게 남은 한 아파트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그곳에 살던 주민들은 외부인을 쫓아내며 ‘자기들만의 질서’를 만들어간다.
주민 대표 영탁을 중심으로 점점 체계가 생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공동체는 본래의 모습을 잃어간다.

2. 인상 깊은 점

무너진 건 아파트가 아니라 인간이었다
영화는 재난 상황을 다루지만, 실제로 그보다 더 무서운 건 인간의 본성이다.
생존을 핑계로 쌓이는 혐오, 배제, 권력의 오만.
재난보다 먼저 무너지는 건 공동체였고, 그 안에서 사람들은 점점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야기가 끝날 즈음엔,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지도 불분명해진다.

이병헌이라는 존재감

영탁은 겉으로는 이웃을 챙기는 ‘좋은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의 얼굴이 굳어질수록, 말이 줄어들수록 위협은 더 짙어진다.
이병헌은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보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
이 캐릭터가 무서운 이유는, 그가 현실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닫힌 공간이 만든 공기
대부분의 장면이 아파트 내부에서 벌어진다.
좁은 복도, 막힌 계단, 다닥다닥 붙은 사람들.
이 물리적인 공간은 점점 심리적인 폐쇄감으로 이어지고,
관객도 어느 순간 그 틀 안에 갇혀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3. 감상평

이 영화는 누가 옳았는지 쉽게 말해주지 않는다.
결국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 어른들, 불편하지만 진짜 같은 인간 군상.
‘유토피아’라는 단어가 이토록 역설적으로 쓰인 적이 있었을까.
영화가 끝나고 나면 마음에 답답함이 남는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야말로, 이 영화가 던진 질문이 오래가는 이유였다.

 

언제나 재난영화에서는 사실 압도적인 환경으로 부터 오는 재난의 위험은 당연하게도 위협적이지만 그때에 발현되는 인간의 본성을 다루는게 무섭다. 나또한 저런상황이오면 그렇게 행동할까 곰곰히 생각하게 만들며 상상하게 만들어서 기분이 좋은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