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Dunkirk)
1. 영화의 대략적인 줄거리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연합군 병사들의 극적인 탈출 작전을 다룬 전쟁 실화 기반의 작품입니다. 독일군의 포위로 40만 명의 병사들이 해안가에 갇힌 절박한 상황 속에서, 군함뿐 아니라 민간 선박까지 동원된 ‘덩케르크 철수 작전’이 전개됩니다. 영화는 세 개의 시점인 해변에서의 하루, 바다에서의 하루 반나절, 공중전에서의 한 시간을 병렬적으로 엮으며, 전쟁의 혼돈과 압박감을 시간의 파편들 속에 담아냅니다. 주인공이라 할 만한 중심 인물 없이, 모든 병사들이 ‘이름 없는 존재’로 등장함으로써 개인보다 전장의 공포와 생존의 본능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2. 여러관점에서의 해석
전통적인 전쟁 영화와 달리 감정선이나 인물의 서사보다는 ‘상황 그 자체’에 집중합니다. 대사도 극도로 절제되어 있고, 음악과 소리, 카메라 구도로 시청각적 긴장을 극대화합니다. 이런 방식은 “몰입감을 끌어올렸다”는 호평과 함께, “인물에 감정이입이 어렵다”는 비판도 동시에 받습니다. 또한 영화의 시간 구조는 선형적이지 않아, 시간과 사건이 계속 뒤섞이며 펼쳐집니다. 이는 전장을 체험하는 듯한 혼란과 압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지만, 관객에 따라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3. 개인적인 감상평
내가 알고 있던 전쟁 영화와는 전혀 다른 결을 가진 작품이었습니다. 피와 총성이 아닌, 긴장과 정적 속에서 점점 조여오는 공포. 그 속에서 인간은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칩니다. 영화는 전쟁의 영웅서사를 지우고, 오히려 가장 인간적인 감정인 ‘두려움’을 사실적으로 재현합니다. 인물이 아닌, ‘상황’이 주인공인 이 영화에서 나는 오히려 더 본능적으로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해안가에서 언제 폭격이 떨어질지 모르는 그 숨막힘, 바다를 가르는 작은 민간 선박의 움직임, 공중에서 휘몰아치는 바람과 연료의 긴박함. 모든 것이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전장의 입체적인 풍경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나는 ‘용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총을 들고 적을 향해 나아가는 것만이 용기가 아니라, 겁을 먹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것, 그 자체가 가장 인간적인 용기라는 걸. 덩케르크는 단순한 전쟁 묘사를 넘어,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인간이 어떻게 끝까지 ‘살아 있으려’ 하는지를 정직하게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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